오늘 하루는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일어나는 시간이다. 아침 공양은 건너뛰기로 한다. 커피 한 잔과 요플레 하나를 먹고 내려왔다. 아침 7시 50분이다. 특별히 신발 하나를 확인한다. 운동화 어제 바 있었던 신발이 한 켤레가 없다. 어 나보다 일찍 법당으로 갔나? 의문은 곧바로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대광명전을 들렸는데 없다. 보궁으로 올라가 본다 어제 알려줬던 대로 불이 켜졌는지 확인해 본다. 아니었다. 그대로 있는 초였다. 보궁에 불을 켜고, 삼천불에도 불을 켰다. 갑자기 배가 이상했다. 대장에 신호가 오면 바로 화장실을 가야 했다. 8시가 넘었다. 내 예감이 적중했다.

제사 준비실에도 없었고 사찰 내에는 없는 거 같았다. 8시 30분 봉사자가 들어왔다. 초재 지낼 준비를 하면서 전화를 해본다. 신호만 길게 가고 있었다. 받지 않는 전화로 남았다. 이쯤 되면 눈치채야 할 일이다. 사총 시어머니 초재를 지낸다. 영 반 준비를 위해 공양간에 가본다. 어제 온 뉴페이스가 가버렸다고 전한다. 다들 의아한 눈으로 바라본다. 나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다. 초재를 지내고 사모 총장님에게 전한다. 어제부터 머리가 아프다는 보살은 밤새 안녕이었다. 택시회사 법회가 취소되는 바람에 막재 준비를 여유 있게 준비한다.

행사 때는 청소를 한다고 법당 청소 봉사팀이 들어왔다. 오늘 막재지내는 영가 분은 평소에 깨끗한 걸 좋아하셨나 보다. 대광명전이 빛이 날 정도로 깨끗이 딱아 준다. 까다롭게 굴던 재주도 오늘 막대에서는 수고했다는 인사를 한다. 재가 끝나고, 등 꼬리표 작업을 하고 있었다. 법당에 새 방석으로 바꾸고 난 뒤 내일 초삼일 법회를 위해 방석을 깔아둔다. 볼록볼록 올라온 방석이 예쁘다. 어제 상단 조화도 치웠고 경전도 치웠다. 불단에 생화를 올릴 준비를 하나보다. 꽃집 거사님이 들어오셔서 준비를 한다. 등 꼬리 작업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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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재를 마치고 혼자 등 꼬리 작업을 하고 있는데. 사총님이 와보란다. 숙소동으로 가본다. 인연이 있는 사람은 오게 되어 있나 보다. 가는 사람 안 잡는 곳이 사찰인데 오늘 그분은 간다고 인사도 못하고 가버렸다. 다시 한 명 왔다. 고등학교 후배라고 한다. 숙소가 정해지고 법복도 한 벌 구입 못하고 입은 차림으로 왔다는 보살이다. 보궁과 삼천불 인사를 하게 했다. 저녁공양시간에 맞춰 공양간으로 데리고 간다. 만나는 사람마다 새로 온 법당 보살이라고 소개한다. 해맑은 미소와 실물이 훨씬 예쁜 보살이다. 잔디마당도 한 바퀴 돌며 아미타부처님께 예를 갖춘다. 독성 각도 함께 인사를 한다. 내친김에 주지스님이 채 앞마당까지 둘어왔다. 기제사 봉사 담당과 환경미화 팀장님도 만났다. 떠나고 새로 오고 좋은 날인가 보다. 초파일 행사를 위해 독성각 앞마당 나무그늘에 시화전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까지 발걸음 한 공덕으로 제일 먼저 시화전 감상하는 날이다. 저녁공양이 끝나고 경내를 한 바퀴 둘렀다. 후배 보살에 세 헬시 원 4병을 가져다준다. 밖이 훤하다. 이런 시간이면 숙소에 그냥 쉬고 싶은 생각이 없다. 외출이라도 해야겠다. 동생이 어디 있는지 전화를 해본다. 일찍 퇴근해서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가 보다. 수자타랑 자고 올까 하는 마음에 윗도리 하나를 담았다. 20분 거리에 미터 정사가 있어 마음에 위로가 되는 거 같다. 떠나고 다시 오게 된 하루 일과 이야기 나눔이다. 57살 보살과 나는 마음이 잘 맞을 거라고 장담한다. 이제 잘 보살피며 맘 맞춰 일하는 수밖에 더 있겠나 싶다. 8살이나 어린 동생 같은 보살이다. 후배라는 학연의 인연에 정감이 간다. ivalex, 출처 Unsplash9시에 숙소로 돌아왔다. 이력서에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외출하고 없는 동안 나를 찾았나 보다. 템플 스테이 준비실에서 이불과 베개를 더 찾아준다. 내가 입던 법복도 한 벌 나눔이다. 아침 공양시간을 알려준다. 조계종 사찰에서도 근무를 해봤다고 한다. 제사는 지내본 경험이 있는지 물어본다. 의식집을 보고 한다는 말에 안도한다. 인성이 고운 거 같다. 잘 따르고 잘웃는 보살 같아서 마음이 놓인다. 초삼일 기도라 내일 아침은 8시까지 법당에 오라고 일러둔다. 하나하나 스며들듯 자연스럽게 일러줄 생각이다. 백여 읽 혼자 종종걸음이었다. 혼자보다는 둘이라 서로 의지가 될 거 같다. 희비가 엇갈리는 날이었다. 학연의 인연을 사찰에서 인연 짓게 되어 더욱 감사한 날이다. 말없이 떠난 그녀 말 못 할 사정이 있었겠지……^^*♡ 노을빛연주 ♡